[건강]골다공증 관리 못하면 노인들 낙상때 위험
[경향신문] 2009년 05월 20일(수) 오후 02:38
ㆍ운동·칼슘 섭취 꾸준히 해야 낙상이나 골절 사고라고 하면 흔히 겨울 빙판길을 떠올리지만 따뜻해지는 날씨에도 안심할 수 없다. 빗길이나 계단, 샤워 중 욕실에서 미끄러지는 사례가 많은 것. 실제로 최근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욕실에서 미끄러져 다치는 사고가 2006년 217건에서 2008년 646건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의 고령자에게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골밀도가 낮아 가벼운 충격에도 척추나 엉덩이관절 쪽에 골절상을 입기 쉽다. 65세 이상의 노인은 1년에 한 차례 정도 넘어지며, 낙상을 당한 노인의 10~15%는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양규현 교수(사진)는 “낙상 환자의 60% 정도가 고관절(엉덩이관절) 골절로 이어지며 노인에게 고관절 골절이 발생할 경우 1년 내 사망률이 약 15~35%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고관절 골절로 노인이 장기간 침상에 누워있다 보면 폐렴, 욕창, 영양실조 등은 물론 혈전으로 인한 심장마비, 뇌졸중까지 다양한 합병증이 유발되기 때문. 마취나 수술로 인한 전신건강 악화도 사망의 한 원인이 된다. 따라서 노년층의 낙상으로 인한 사망률은 10만명당 18명으로, 젊은층의 10만명당 2.7명에 비해 매우 높다. 특히 85세 이상 노인의 경우에는 낙상으로 인한 사망률이 10만명당 131.2명에 달한다. 척추 뼈에 미세하게 금이 가거나 뼈가 주저앉는 척추압박골절도 주의해야 한다. 척추압박골절은 처음에는 통증이 심하다가 조금씩 통증이 사라지는 듯 느껴지기도 해 방치하기가 쉽다. 낙상은 부상이 호전됐다 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정도로 회복되기는 힘들어 거동이 불편해지는 등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거동이 불편해지면 운동량이 크게 감소, 근력과 관절기능이 더 떨어져 다시 낙상사고를 당할 위험이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낙상을 경험한 노인 중 3분의 2 정도는 다음해에 다시 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노인들의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 골다공증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골다공증은 동양인처럼 체구가 작고 칼슘 섭취가 적은 경우 60대에서 40%, 70대에서 70% 정도가 앓는다고 보고될 정도로 흔하다. 하지만 뚜렷한 증상이 없고 평소 생활에 불편함이 없어 부상 전까지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된다. 따라서 50대 이상의 고령자나 폐경 이후 여성이라면 병원을 방문해 골밀도를 측정해보고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견과류, 유제품, 멸치, 미역 등 칼슘이 함유된 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1주일에 3일 이상, 꾸준히 가벼운 운동을 지속하는 것도 필요하다. 걷기 같은 체중을 싣는 운동이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아울러 일상생활에서는 욕실에서의 주의가 필요하다. 욕실 내에 미끄럼 방지용 깔개를 깔거나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욕실화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욕조 및 변기 벽면에 손잡이 등을 설치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또한 평상시 신발은 폭이 넓으면서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것을 착용해야 한다. <이준규기자 jklee@kyunghyang.com>